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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은 그런 것이란다. 억지로는 안 되어.
아무리 애가 타도 앞당겨 끄집어 올 수 없고,
아무리 서둘러서 다른 데로 가려 해도 달아날 수 없고잉.
지금 너한테로도 누가 먼 길 오고 있을 것이다.
와서는, 다리 아프다고 주저앉겄지. 물 한 모금 달라고.
- 소설가 최명희의 "혼불" 중에서 -
"혼불" 속 어느 한 대목처럼,
그 사람은 지금 어딘가에서
누군가를 향해 걷고 있을지도 모른다.
조금은 지쳐서,
오다가 발을 헛디뎌 주저앉고
물 한 모금 달라며 숨을 고르는 중일지도.
그래서 인연은 기다림이라 부른다.
말보다 앞선, 말 없는 부름.
사랑도 마찬가지다.
사물은 이름을 가져야 존재하지만,
사랑은, 그 사이에 이름이 붙여지는 순간
되려 멀어지는 것 같을 때가 있다.
“우리 사이를 뭐라고 불러야 할까”라는 질문 속에
이미 이름 없음의 숨결이 끊어지는 것처럼
꽃 한 송이,
마음을 다한 편지 한 장.
우리는 그 손짓에서 사랑을 찾지만,
때론 그것이
사라져가는 온기를 붙들기 위한
마지막 몸짓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사랑은 처음엔 뜨겁고,
나중엔 조용해진다.
결국 남는 건 이름이 아니라
그 이름조차 필요 없던 순간들의 온기다.
그러니,
어쩌면 진짜 인연이란
묻지 않고 기다리고,
묶지 않고 흘러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 사람은 지금,
아주 천천히 그 마음을 향해 가고 있다.
말없이.
그러나 분명히...
꼬부기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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