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경제학(금융 투자)

금융 에세이 시리즈 2편

돋보기쓴꼬부기 2025. 4. 2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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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는 고향이 그리운 여행자다


자본 유출의 심리학

비행기 창가에 앉은 낯선 여행자처럼,
달러는 언제나 ‘떠나고’ 있고 ‘돌아오길’ 꿈꾼다.
그것은 통화이자 정서이며,
시장의 불안이 투영된 한 조각의 초상이다.

달러는 고향을 떠난다.
더 높은 이자율, 더 강한 성장, 더 탄탄한 정치 시스템이 있는 곳으로.
그러다 불안의 파도가 일면,
그 돈은 다시 본국으로 돌아간다.
고향이 그리운 것이다. 아니, 안전이 그리운 것이다.


 

자본은 여행을 왜 떠나는가?

달러는 ‘수익률’이라는 지도를 따라 움직인다.
국내보다 높은 금리, 더 강한 통화, 더 유망한 산업이 있는 나라로 자본은 흘러든다.
신흥국은 그 흐름의 목적지가 되곤 했다.

그런데 —
2024년 말, 미국이 고금리를 지속하면서
달러는 다시 짐을 꾸리기 시작했다.
떠났던 돈이 돌아오고,
한때 붐을 이뤘던 신흥국 채권은
점점 외로워졌다.

자본의 이동은 경제 논리를 따르지만,
그 본질은 결국 심리다.

"위험이 커질 사람들은 수익보다 안정을 택한다."


떠난 자본, 남겨진 신흥국

자본 유출이 시작되면
통화는 약세를 보이고, 외환보유액은 빠르게 줄어든다.
이자율을 급격히 올려 자본을 붙잡으려 해도
이미 발은 공중에 떠 있다.

튀르키예, 인도네시아, 아르헨티나…
이름을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그 불안은 환율에 새겨지고, 채권금리에 새겨지고, CDS 프리미엄에 새겨진다.

그리고 그 뒷면엔
 한국이 있다.


 

한국은 방파제가 될 수 있을까

한국의 자산시장은
글로벌 달러 흐름에 늘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외국인의 채권 매수는 증가 추세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단기 수익”을 노린 차익거래성 자금이 대부분이다.

즉,
달러는 언제든 다시 고향으로 돌아갈 준비가 되어 있다.

그래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야 한다:

한국의 외환 방어 능력은 충분한가?

▶금리 인상 없이 자본 유출을 막을 방법은 있는가?

위기 상황에서 정책적 커뮤니케이션은 얼마나 준비되어 있는가?


 

떠나는 돈에게 건네는 한 줄 편지

“너는 떠날 자유가 있고,
우리는 너 없는 세상을 준비해야 한다.”

달러는 여행자이자 유목민이다.
하지만 그 여정은 늘 뚜렷한 목적지를 향한다.
우리는 그 흐름에 떠밀리는 대신,
파도를 읽고, 항로를 선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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