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조용히 발을 내딛는다.따스한 햇살을 머금은 바람이내 옷자락을 스치며,그대 손을 잡은 내 걸음이살랑이는 꽃잎을 스친다. 새들은 연초록 하늘 위에서 노래하고,졸졸 흐르는 시냇물은속삭이듯 이야기를 나눈다.우리가 함께 웃으면저 멀리 메아리도 따라 웃고,달콤한 말을 나누면나뭇가지도 살랑이며 귀 기울인다. 아직 피어나지 못한 어린 꽃봉오리들,서로 기대어 따스한 꿈을 꾸고,부드러운 흙길은우리 발걸음을 포근히 감싼다.익숙한 길 위에서봄은 그렇게 속삭이며 나를 감싼다.그러나 문득, 낯선 길.꽃잎이 흩날리는 갈림길 앞에서나는 홀로 서 있다.순간의 선택이 이끄는 길 위에서당황하고, 머뭇거리고, 흔들린다.낯설고 어색한 바람이 불어와도,돌아서려는 마음이 흔들려도,되돌아갈 수 없음에 한숨짓는다.그러나 길을 찾는 것도,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