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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부기의 끄적끄적 22

현충원의 봄, 벚꽃잎 아래 고개를 숙이다

동작동 국립현충원에는특별한 벚나무들이 산다.그 꽃은 하늘을 향하지 않고,버드나무처럼 조용히 아래로 늘어진다.수양벚꽃...그건 아마도조용히 머리 숙이는 방식의 꽃.버드나무처럼조용히 늘어진 꽃잎 아래우리는 고개를 숙였다.그 이름들 앞에,봄이 다시 피어나도지워지지 않는 말이 있었다.벚꽃은 해마다 피지만그 꽃잎 하나하나는다시 돌아오지 못한 이의 이름처럼하늘을 향해 흔들렸다.내가 두 살이던 봄,아버지는 군복을 입고마지막 봄을 건넜다.나는 기억보다 작았고그분은 총성과 함께꽃이 되셨다.이제 나는당신이 남긴 시간을 살아간다.한 아이의 부모가 되어당신의 젊은 날을조용히 되짚는다.당신은그 짧은 생애 속에서도얼마나 많은 사랑을 품었을까.나는 내 아이를 안을 때마다그 사랑의 깊이를,당신의 마음을,새삼 헤아린다.벚꽃은 아름답다..

말이 필요없는것...

2025.04.12 | Original: 2012. 2. 28. 22:04  by 돋보기 쓴 꼬부기스티븐 코비의 그 문장은 너무 따뜻하고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마음을 움직이기에.살짝 은은한 향수에 빠져 다시 올려 봅니다.. “하루 열 두 번의 포옹.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그것이다.신체적으로는 말 할 것도 없고 말이나 눈으로,혹은 분위기로도 포옹해 줄 수 있다.”- 스티븐 코비 -사는 동안 우리는 자주 부딪힙니다.기대했던 일이 어긋나고,누군가의 무심한 한마디에 하루가 무너지고,혼자 견디는 시간 속에서 마음이 서서히 지쳐갑니다.그럴 때말보다 더 필요한 건조용한 포옹 하나입니다.꼭 팔로 감싸 안지 않아도 괜찮습니다.따뜻한 눈빛,한 걸음 더 가까운 마음,묵묵히 곁을 지켜주는 그 시간 자체가진심 어린 포옹이 됩..

봄바람 때문에…

2025.04.11 | Original: 2013.03.16by 돋보기 쓴 꼬부기“그대는, 잘 지내고 있나요…”바람이 꽃잎을 스치듯,마음도 그렇게 누군가를 스쳐 지나갑니다.스친 마음이 내게 남긴 여운을,이곳에 살며시 꺼내봅니다.  내가 살아보니까,내가 주는 친절과 사랑은밑지는 법이 없더라.소중한 사람을 만나는 데는 1분이면 충분하지만그를 사랑하게 되는 데는 하루가 걸리고,그를 잊는 데는평생이 걸린다.남의 마음속에좋은 기억으로 남는 것만큼보장된 투자는 없다.— 장영희,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중에서사람의 마음은두 얼굴을 가졌지요.겉으로는 부드럽고 따스하지만그 속은 때로 차갑고 날카롭습니다.나는 아직도내면의 온기를 채우기에 부족해서부끄러운 마음을 종종 마주합니다.살면서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한 날..

벚꽃의 인연

2012. 4. 21에 올렸던...ㅎㅎㅎ “꺼진 열정에 다시 불을 지펴주는 것,그것은 바로 타인과의 만남이다.영혼의 불꽃을 살려준 이들에게 깊이 감사해야 한다.”- 알베르트 슈바이처 - 때로 삶은 고요한 정적 속에서 숨을 죽입니다.그럴 때 우리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것은찬란한 성취도, 커다란 행운도 아닌—예기치 않게 스며든 '사람과의 만남'이지요.그 만남은 봄날의 꽃씨처럼마음 밭 위에 살포시 내려앉아,따스한 바람과 햇살을 머금고 피어납니다.그리고 우리가 그 인연에 정성을 다해 물을 주기 시작할 때,서로의 삶 속에서작은 꽃이 되어 향기를 나누게 되는 것입니다.어느 날,어느 곳,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몰라도—그 우연을 운명이라 믿는다면,그 만남이 어찌 가볍게 여겨지겠어요?비록 오래 머물지 못한 인연일지라도,..

떨어지는 꽃잎도 있는데...

유리그릇처럼 소중히 사랑하고빵처럼 늘 신선하게 사랑을 구워라처음 사랑이 왔을 때를 기억하며이마의 땀을 닦아주고어둠 속에서 손을 놓치지 말아라따듯한 배려와 유순한 마음, 눈부신 용서는모두 사랑의 한 모습이니사랑으로 이루지 못할 것이 없으리사랑으로 견디지 못할 것이 없으리– 허영둘, 「아름다운 날에」 중에서 –사랑!그것은 처음의 설렘을끝까지 품어내는 일.첫눈에 반했던 그 순간의 떨림처럼한결같은 마음으로오랜 시간을 함께 걸어가는 것.살아가는 동안단 한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그 만남이처음의 그 눈빛처럼영원히 순수하게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하지만 사랑은,하늘을 떠도는 구름 같아햇살 머금은 뭉게구름이 되었다가도언제든 어둠의 먹구름으로 변하곤 하지요.사랑하는 마음 또한늘 맑고 따뜻할 수만은 없..

다시 꺼내 본 2012년의 꼬부기 생각~♡

“가장 황량한 날이란 한 번도 웃지 않은 날이다.”- 세비스티앙 샹포르 -2012년 4월 26일,나는 이런 글을 남겼다."요즘 사람들은 웃고 싶어도마음대로 웃을 수 없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어려서부터 경쟁이라는 틀 속에 갇혀웃음 띤 표정보다는주변을 경계하는 시선으로 살아가다 보니어느 순간, 그게 자연스러운 삶처럼 여겨졌습니다.그러다 문득,‘이건 뭔가 잘못된 삶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을 때는이미 마음이 굳어버린 뒤였고,웃는다는 것 자체가 어색해지기만 했습니다.웃으면 복이 온다고 했습니다.웃음은 행복에 푹 젖게 해주는 묘약입니다.웃음은,역경과 고난을 슬기롭게 견디고 참고결국 이겨내게 해주는세상에서 가장 좋은 약이라고 하던데…" 당시의 나는,어쩌면 그렇게까지 웃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하지만 그 시..

4월엔 바람나고 싶다...

사월이면 바람나고 싶다 바람이 나도 단단히 나서 마침내 바람이 되고 싶다 - 정해종의 시집 '우울증의 애인을 위하여' 중에서 - 어디선가 따뜻한 한 줄기 봄바람이 불어오면, 방향을 잃고 흩날리는 꽃잎들. 마치 그 바람을 견디지 못하는 듯 하늘거리는 모습이 애틋하고 아름답다.  4월의 어느 날, 흩날리는 꽃잎처럼 나도 봄바람에 몸을 맡기고 싶다. 송이송이 피어나는 꽃잎들처럼 마음속에도 잔잔한 바람이 일렁인다. 그리움이란 이름의 바람이….  봄바람 불 듯, 나도 바람나고 싶다. 그 사람이 아니면 누구도 대신할 수 없기에, 그리움의 대상에게로 바람이 되어 날아가고 싶다.  수만 리 먼 하늘길을 건너는 철새들처럼, 봄바람을 타고 그대에게로 날아가고 싶다. 꽃잎처럼, 나도 어디론가 흩날리고 싶다. 봄바람을 핑계 ..

어느 봄날의 상상

당신이 저에게 환한 웃음을 보인다면  저는 당신의 모든 것을 환하게 볼 것입니다.  우리는 타인의 밝은 표정 그 안에 숨어있는  다른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내가 당신을 보이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은  오직 나의 당신을 위함이요  그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아름다운 미소  그 이외의 무엇도 저를 지배할 수 없습니다. - 백광수님 -만약, 내게도 환한 웃음을 선사해주는 이가 있다면, 그 순간의 행복은 마치 봄날의 햇살처럼 따스하게 내리쬐며, 그 아름다움은 한 송이 꽃처럼 순수하고 고요하게  내 마음을 감쌀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순간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을 것입니다. 그 행복 속에 담긴 사랑은, 어떤 다른 순간보다도 더욱 특별하고,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이 그 안에 스며드는 듯,..

남과 녀

아주 오래전에 본 영화 When A Man Loves A Woman…맥 라이언이 눈물을 흘리며 독백하던 그 대사,"누구에게나 두 번의 기회는 있는 거잖아요." 그 말이 떠오르는 오늘... 사랑하는 이가 곁에 있어도,그리움은 언제나 한 걸음 먼저 달려가고,함께하는 순간 속에서도마음 한 켠엔 이별의 그림자가 드리워집니다. 그 사랑을 이루기 위해,수많은 밤을 하얗게 지새우며,가슴 깊숙이 스며드는 그리움에숨조차 쉬기 어려운 순간이 있었습니다.그때마다 하늘과 땅을 헤매는 듯한 감정 속에서,우리는 얼마나 울고 웃으며,서로를 기다리고, 또 떠나보내고, 다시 기다렸을까요.그 모든 기다림과 눈물, 떨리는 손끝이결국 한 사람을 향한 길이 되어,시간 속에서 다듬어진 사랑은우리의 운명이 되어갑니다.가슴 속에 새겨진 기억들은아..

그리움

물방울 화석이라는 것이 있다.빗방울이 막 부드러운 땅에 닿는 그 순간그만 지각변동이 일어나 그대로 퇴적되어 버린,그러니까 정확하게 말하면 빗방울 떨어졌던 흔적,빗방울의 그 둥글고 빛나던 몸이 떨어져,사라져, 음각으로 파놓은 반원,그때, 터진 심장을 받으며 그늘이 되어버린 땅,이를테면 사랑이 새겨 넣은 불도장 같은 것, - 정복여 "그리움" - 새벽, 고요한 밤. 창문을 닫으려던 순간,바람 한 줄기가 조용히 스쳐 지나갑니다.그 바람 속에서, 잠들었던 그리움이문득 깨어나듯 마음 깊숙이 스며듭니다. 그리움은 언제나 이렇게, 아무 말 없이 찾아와가슴 한 켠에 자리를 잡습니다.매일 수많은 순간을 지나며,그 속에서 많은 것들이 잊히고,많은 사람들은 떠나갑니다. 하지만 그리움은 여전히 남아,바람처럼 늘 곁을 맴돌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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