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부기의 글첩

봄바람 때문에…

돋보기쓴꼬부기 2025. 4. 11.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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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11 | Original: 2013.03.16
by 돋보기 쓴 꼬부기

“그대는, 잘 지내고 있나요…”

바람이 꽃잎을 스치듯,
마음도 그렇게 누군가를 스쳐 지나갑니다.
스친 마음이 내게 남긴 여운을,
이곳에 살며시 꺼내봅니다.


 

 


내가 살아보니까,
내가 주는 친절과 사랑은
밑지는 법이 없더라.

소중한 사람을 만나는 데는 1분이면 충분하지만
그를 사랑하게 되는 데는 하루가 걸리고,
그를 잊는 데는
평생이 걸린다.

남의 마음속에
좋은 기억으로 남는 것만큼
보장된 투자는 없다.


— 장영희,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중에서


사람의 마음은
두 얼굴을 가졌지요.
겉으로는 부드럽고 따스하지만
그 속은 때로 차갑고 날카롭습니다.

나는 아직도
내면의 온기를 채우기에 부족해서
부끄러운 마음을 종종 마주합니다.

살면서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한 날들이
가슴 한 켠에 쌓여갑니다.
더 늦기 전에, 더 멀어지기 전에
말했어야 했던 말들을
나는 몇 번이나 삼켰던 걸까요.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
낮게 읊조리며 부르던 노래 한 자락이
내 마음을 울립니다.

기억 저편에 묻어둔 이름 하나,
지금 불러도 대답 없는 그 이름을
나는 속으로 몇 번이고
불러봅니다.

홀로 견딘다는 것,
아무도 불러주지 않는 이름을 안고
살아간다는 것.
그것이 얼마나 처연한 일인지
이제야 알겠습니다.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흔들리는 내 마음,
외로움의 가지 끝에 매달려 있는 나를 보며
문득, 내게 묻습니다.

“그토록 그리운 사람이 있었다는 것만으로
나는… 참 행복했던 걸까.”

 

빛깔은 달라도
빠진 손톱이 천천히 자라나듯
내 이야기를 조용히 들어주고
말없이 고개 끄덕여주는 사람.

그런 사람이 곁에 있다면
삶은 조금 덜 외로웠겠지요.

바람이 꽃잎 위에 머물지 않듯
우리 삶도 그렇게 스쳐 지나갑니다.

귓가를 스치는 봄바람에
나는 오늘도 조용히 되묻습니다.
“그대는, 잘 지내고 있나요…”

 

꼬부기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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