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사람과 헤어지는 이유는
저마다 가지가지다.
누구는 그게 자격지심의 문제이고
초라함의 문제이고
어쩔 수 없는 운명의 문제이고
사랑이 모자라서 문제이고
너무나 사랑해서 문제이고
성격과 가치관의 문제라고 말하지만
정작 그 어떤 것도 헤어지는데
결정적이고 적합한 이유들은 될 수 없다.
모두 지금의 나처럼 각자의 한계들일 뿐.
- [드라마]그들이 사는 세상 나레이션 -
사랑은 움직이는 거라며
우리는 그렇게 믿곤 했다.
나비처럼 날아다니다
어느 날 벌처럼 한 사람에게 꽂히는 것,
그게 사랑인 줄 알았으니까.
그래서 먼저 다가가기도 했고,
먼저 웃고, 먼저 마음을 내어주었으며
어쩌면 먼저 등을 돌리기도 했다.
그 모든 움직임이
사랑을 끌어당기거나 밀어내는 줄 알았으니까.
사람들은 흔히
여자를 나비로,
남자를 벌로 표현했지만
사실 우리 안엔
움직이지 못해 가만히 숨죽인 나비도 있었고
쉴 새 없이 맴돌다 지쳐버린 벌도 있었다.
남녀의 문제가 아니었다.
먼저 마음을 건네는 용기,
먼저 떠나는 결심
그건 누구의 성별이 아니라
누구의 시간이었을 뿐이었다.
그러다 어느 날
우리는 알게 되었다.
사랑은, 늘 그 자리에 있었다는 걸.
움직이는 건 사랑이 아니라
그 사랑을 붙들려 애쓰던
우리 자신이었단 걸.
사랑은 결코 먼저 가지 않았다.
우리가 돌아섰을 뿐이고
우리가 다시 마주보았을 뿐이었다.
어느 날 아침 무심히 말했다.
“그런말이 있더… 라구요.”
확신없는 흔들리는 마음의 그림자 같은.
"라구요"란 표현을...
하지만
우리는 ‘되세요’에 더 확신을 가지게 된다.
기대가 아닌 바람이 담긴 말.
흔들리는 진심보다
무심한 확신보다
바라보는 마음이 담긴,
조용히 전해지는 기도의 언어.
그렇게 깨달았다.
결국 사랑은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 자리에 있었고,
그 자리를 지켰다.
움직였던 건,
늘 우리였다.
꼬부기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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