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동 국립현충원에는특별한 벚나무들이 있다.그 꽃은 하늘을 향하지 않고,버드나무처럼 조용히 아래로 늘어진다.수양벚꽃...그건 아마도조용히 머리 숙이는 방식의 꽃.버드나무처럼조용히 늘어진 꽃잎 아래우리는 고개를 숙였다.그 이름들 앞에,봄이 다시 피어나도지워지지 않는 말이 있었다.벚꽃은 해마다 피지만그 꽃잎 하나하나는다시 돌아오지 못한 이의 이름처럼하늘을 향해 흔들렸다.내가 두 살이던 봄,아버지는 군복을 입고마지막 봄을 건넜다.나는 기억보다 작았고그분은 총성과 함께꽃이 되셨다.이제 나는당신이 남긴 시간을 살아간다.한 아이의 부모가 되어당신의 젊은 날을조용히 되짚는다.당신은그 짧은 생애 속에서도얼마나 많은 사랑을 품었을까.나는 내 아이를 안을 때마다그 사랑의 깊이를,당신의 마음을,새삼 헤아린다.벚꽃은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