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16 | Original: 2014. 4. 19. 14:39
by 돋보기 쓴 꼬부기
2014년 4월16일 그날의 바다는 아직도 차갑고,
나의 마음엔 여전히 부끄러움이 남아 있습니다.
이 글은, 그 기억을 잊지 않기 위한 조용한 다짐입니다.
삶을 사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기적이 전혀 없다고 여기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모든 것이 기적이라고 여기는 방식이다.
-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
진도에서 일어난 안타까운 참사.
미처 꽃 피우지도 못한 수많은 아이들이
감당할 수 없는 두려움과 죽음의 고통 속에
갇혀버렸습니다.
그들을 그렇게 만든 것은
결국 우리 사회의 무책임이었습니다.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딸, 아들, 가족들이
한 줌의 빛조차 없는,
한 모금의 산소조차 허락되지 않은
차디찬 바닷속에서
기적처럼 살아 돌아오길 간절히 기다리는 우리들.
한 치의 양심도 없이 아이들을 저버린 선장에게,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무리하게 선실을 증축한 선주에게,
무수한 참사를 겪고도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 정치인들에게,
그리고 결국은
우리의 아이들을 수장시킨 이 나라 대한민국에게.
하지만
그들에게 분노하기에 앞서,
나는 오늘 나 자신에게 분노합니다.
지금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란
그저 기적이 일어나길 기다리는 것뿐입니다.
너무나 부끄럽고, 미안할 뿐입니다.
우리는 언제나 분노했습니다.
그리고 잊었습니다.
20여 년 전 서해 페리호 사고 때도,
우리는 다시는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자고 했습니다.
그러나 한 달, 두 달, 1년, 2년...
그렇게 우리는 잊고 살아왔습니다.
얼마 전 경주 마우나리조트 참사 때도,
분노했지만 곧 잊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또다시 선장과 선주, 정치인과 국가를 원망하며
분노하고 있습니다.하지만 정작 가장 부끄러운 것은
그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나 자신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간절히 기도합니다.
기적이 일어나,
우리 아이들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엄마, 말 못 할 것 같아. 미리 보내는데... 사랑해."
두려움에 떨며 엄마에게 마지막으로 보냈을 문자.
그 기사를 몇 번이나 읽어도,
눈앞이 흐려지고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자신이 너무나 부끄러운
꼬부기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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