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부기의 글첩

개 삽니다. 그럭저럭 삽니다.

돋보기쓴꼬부기 2025. 4. 25.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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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25 | Original:  2011. 11. 19. 11:12 
 by 돋보기 쓴 꼬부기

서울 변두리 어느 버스정류장 길가에 
구두를 닦고 고치는 점포가 있다. 
허름한 작업복을 걸친 
노인이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평범한 광경이지만 
문 앞에는 이색적인 문구가 붙어있어 
행인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경고! 시간은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사전적 의미로 경고보다는 
충고 쪽에 가까운 내용이지만 
필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왔을 노인에게는 
충고 이상의 강한 의지가 담겨져 있을 것이다.
방탕한 젊은 시절에 대한 노인의 한 서린 후회감이 
오늘도 지나는 사람들로 하여금 
시간의 소중한 의미를 되새기도록 한다.
- 오늘 아침 지인으로부터온 메일 내용中에 -



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왠지 모를 서글픔을 지울 수 없었다.

우리 시대의 삶은,
어느샌가 발전과 경쟁을 목표로 삼게 되어버렸다.
남보다 잘나야 하고,
더 좋은 차를 타야 하고,
더 넓은 집에 살아야 한다는 강박 속에 산다.

 

그러나 눈앞의 노인은
그 어떤 것에도 기대지 않고,
자신의 손으로
자신의 하루를 묵묵히 일구고 있었다.
폐 끼치지 않고, 신세 지지 않고,
그저 할 수 있는 일을 다하며 살아가는 모습.
그것은 너무나 조용하지만,
진정으로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그런데, 방탕한 젊은 시절의 후회쯤으로
그 노인을 단정지어 버리는 글귀를 보면서
나는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시간이 기다려주지 않기에,
우리는 오늘을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하는 것이다.
누구보다 잘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

사람은 결국,
자신의 손으로 지은 하루하루를 남긴다.


죽음 앞에선, 모두가 한 줌의 흙일 뿐이다.

오늘,
지인의 메일을 통해 어쩐지 탁한 냄새를 맡았다.


그리고
그것을 참고 넘기지 못하고,
이렇게 내 속마음을 꺼내놓는 나 자신 또한,
아직 부족한 사람임을 느낀다.

그러나, 부끄러움 속에도 진심은 있었다.



2025년 꼬부기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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